의료 이슈

영화 <하얀 정글>

박스맨1 2022. 11. 26. 20:29

 영화는 한국판 식코라는 별명의 한국 의료계의 현실을 내부의 시선으로 꼬집은 다큐멘터리이다. 송윤희 감독은 우리나라 의료 제도가 민영화되어 시장에 완전히 맡겨진다면 어떻게 될지도 보여준다. 첫번째 문제로 지적한 것은 '의료 광고'이다. 2007년 의료 광고 규제를 해제한 이후 의료계는 상당히 상업화 되었다. 지하철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광고판을 보여주며 이러한 광고가 적절한 의료정보를 제공하기 보다 환자들의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두번째 문제로 지적한 점은 과도한 검사 및 진료와 짧은 외래진료시간이다. 환자를 검사할 때 쓰는 CT MRI, PET같은 검사들이 불필요하게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화에서 이야기하듯 대학병원일수록 의료사고의 책임에서 벗어 날 수 없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고 반론하기도 하지만 감독의 시선에서는 불필요한 검사들이 병원들의 수익을 위해 남발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와 더불어 로봇수술의 효과가 의학적인 근거가 불충분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학병원의 현실을 지적한다.수술 코디네이터는 일반 수술보다 단가가 높은 로봇 수술을 권하고 어쩔수 없이 환자들은 의학적인 이점이 있는지 불분명한 로봇 수술을 택한다고 한다. (내가 기존에 알기로는 개복 부위도 작고 좀더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어 효과적인 수술방법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영화가 10년전의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아니면 실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또 지적하는 것이 짧은 외래진료 시간이다. 평균 30초정도 되는 짧은 진료시간으로 많은 환자를 보는것이 현실적으로 맞는 의료행위인지를 꼬집는다. (내가 저번에 의료현장 수업에서 교수님이 외래진료를 보는 것을 봤는데 초진환자가 아니라 과거에 여러번 진료를 보고 단순히 몸상태 체크를 위해 오는 환자 같은 경우 검사결과에 대한 설명과 계속 투약지도를 하는 경우 30초~1분정도의 시간밖에 들지 않던데, 환자와 의사의 라뽀가 형성되면 이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것 같다. 이런 사례만 영화에 담은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고, 실제로 초진 환자나 검사결과 문제가 있는 재진 환자들은 10분 이상도 진료하시던데 영화를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짧은 진료시간만 부각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세번째로 지적하는 점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료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사례는 단돈 몇만원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고, 약도 먹지 못하는 어르신 환자들의 경우를 보여 주었다. 나는 이 부분을 영화에서 보여줄 때 꽤 놀랐다. 나같은 경우에 여드름이 심해질 때마다 피부과 진료받으러 가고 각종 시술도 받는것에 거리낌이 없는데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으신 환자분들은 생명에 직결되지만 돈 몇만원이 없어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이런 분들에게는 정부 차원에서 부족함 없이 의료서비스를 받을수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이 지난 현재에도 그런지 의문이 든다.) 국가의 역할중 하나는 국민의 건강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인데, 이러한 역할을 너무 민간에 맡기어 무책임하게 있지는 않은지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꽤 오래전 영화라 현재 의료계의 현실을 정확하게 보여주지는 못하겠지만 여러가지 생각할 점을 갖게 됐다. 공공의료라는 부분은 국가의 역할이고 국민들의 최소한의 건강할 권리는 보장해 줘야 하겠다는 점과, 자본주의의 무한경쟁 굴레 속에 들어가 있는 의료계 현실에 자정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공의대 및 의대생 확대를 시도했던 현 정부 의료 공영화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개선 방향은?

 

 영화 [하얀 정글] 2011년 당시에 논의 되던 한국의 의료 민영화와 공공 의료의 필요성을 이야기한 다큐멘터리이다. 지금으로부터 십여년 전의 다큐라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잘 보여주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허나 다큐를 보면서 공공의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계기가 됐다. 사실 이전에는 병원비가 없어서 치료를 못받는다거나, 병원 치료로 가계의 재정이 무너지는 상황을 어떤 막연한 드라마속 이야기로만 들어 왔는데 다큐의 사례들이 이런 가슴아픈 상황이 실제로 만연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런 이유에서 공공의료의 필요성이 주장되는데, 국가가 적극적으로 의료분야에 개입하여 부적절한 의료관행들을 정비하고, 가난하여 사회에 소외되어 있는 환자들을 돌보아야 하는 의무를 국가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의 우리나라 의료계의 핫이슈인 공공의대와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살펴보자. 공공의대는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해 지역 거점 의대를 설립해 그 지역에서 일할 의사를 뽑는 학교를 만들자는 정책이고, 의대정원 확대 역시 이와 더불어 나온 정책중 하나이다. 정부에서 제시한 우리나라 의료 문제는 크게 지역간 의료격차와 인력이 부족한 특수분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의대를 신설해 의무적으로 그 지역에서 10년간 근무하고, 또 인력보충이 필요한 특수과에 지원하게 한다는 정책이다. 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이다. 첫째로 공공의대 설립으로 인한 효과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이후에나 나올수 있고, 그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하는데 이 제한이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 비슷한 사례로 대만의 경우가 있다. 대만은 1975년 설립한 국립양명의대가 있는데, 이 학교도 우리의 경우와 비슷하게 지역 의료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설립된 의대이다. 하지만 졸업 후 의료 취약지에 계속 남은 경우는 졸업생의 16%정도 였다. 당시에는 받은 장학금만 모두 변제하면 근무지의 제한이 사라졌는데, 최근에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장학금의 4배를 변제해야 한다고 한다. 이 처럼 사실상 공공의대는 지역의료를 목적으로 세워졌지만 그 학생들의 선택의 자유를 제한함으로 이러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보여진다. 그렇기에 일본의 경우에는 의료 취약지역 근처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시를 진행하고 그렇기에 졸업후 그 지역에 남는 비율이 70%정도 되었다고 한다. 물론 우리도 지역인재라는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 그 의료 낙후지역의 의사를 늘리지는 못한다. 모두 의료서비스가 집중된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가고자 하기 때문이다. 

 사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문제가 비단 공공의료의 문제에 국한되어 있는 게 아니다. 정치,문화,교육,경제,사회의 중심지인 서울과 수도권에 국가의 서비스 및 편리가 더욱 집중되어 가고, 지방은 계속해서 낙후되어 가고 있다. 그렇기에 의사들도 서울과 수도권으로 몰려가고 대학병원들은 점점 커져만 간다. 이런 상황에서 의대정원을 늘리든, 공공의대를 늘리든 근본적인 문제인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외면하고 원하는 공공의료가 현실화 될 지 의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어떤 표면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혹은 어떠한 정치적 이유를 위해 공공의대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지방과 수도권이 균형잡히게 하는 과제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