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이슈

통증과 고통의 개인적 경험과 극복, 환자의 권리와 의무

박스맨1 2022. 11. 26. 20:37

 

 오늘은 각 조가 통증과 고통을 겪은 개인들의 경험을 발표하고 각 통증별 차이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아무래도 환자들의 고통은 개인적이기 때문에 그 정도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고통을 묘사하는 방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해해보는 시간이었다. 

 동영상 강의에서 통증은 조직 손상과 관련되어 환자가 느끼고 경험하는 불쾌한 감각과 감정적인 경험으로 이루어지는 주관적인 요소라고 하였다. 통증은 그 고유의 기능을 하는데 조직 손상 혹은 그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여 심각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이끄는 등불과 같다. 하지만 이런 등불의 역할을 넘어서, 잘못 기능하게 되면 '통증'자체가 질병이 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또한 통증을 두가지 종류로 나눴는데 크게 급성통증과 만성통증이다. 급성통증은 수업시간에 발표한 외상직후의 통증과 같이 발생 시점과 통증의 원인이 명확하고 원인이 해결된다면 통증은 대부분 사라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통증은 오래 지속되지 않지만 그 통증의 기간동안은 통증 이전과 같은 생활을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만성통증은 발생시점이 불명확하고 발생 원인 또한 특징지어 구분할 수 없습니다. 만성통증의 환자들은 계속되는 통증의 경험으로 인해 생활양상이 변하기도 하고 수행 능력이 떨어집니다. 또한 고통이나 통증을 신체적/육체적 측면에서만 국한해서 보면 통증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통증은 이러한 측면 외에도 심리적, 사회적, 영성적인 면에서 모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심리적인 면은 고통이 심해질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이 있겠고, 기존에 하던 일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되는 사회적인 고통이 있고, 목적의식의 부재와 같은 영성적인 문제(spiritual pain)이 동시에 나타나게 됩니다. 따라서 의사는 환자의 고통을 바라볼 때 육체적인(Physical)한 부분만 보아서는 안되고 인간 전반에 걸친 통증의 양상을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첫번째 조의 주제는 만성통증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만성통증은 앞에서 살펴본 대로 오랜 기간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합니다. 그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에 많은 불편함을 느낍니다. 첫번째로 살펴본 환자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어깨를 다친 환자입니다. 어깨 통증으로 인해 500ml 음료조차 제대로 들지 못하였고 이전에 하던 운동이나 취미활동 역시 더이상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또한 직장을 잃고 이렇게 밖에 생활하지 못하는 자신에 회의가 들었다고 합니다.

 

 두번째 환자는 CPRS환자의 이야기입니다. 이 분은 위의 어깨 만성통증환자보다 고통의 강도가 더 셌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기에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했습니다. 만성통증 때문에 자신이 그려놓았던 미래를 그리지 못하게 된 것에 안타까워 했습니다. 또한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찾아올 경우 마약성 주사를 맞기 위해서는 응급실에 가야만 했고, 가던 병원이 아닐 경우 그러한 통증의 정도를 증명하기 힘들어 몇시간이나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의료시스템의 불편함이 있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만성 통증 환자의 사례를 살펴 보았습니다. 이처럼 일상 자체가 통증에 잠식되버리는 만성통증은 그 사람을 육체적으로 시달리게 할 뿐 아니라 정신적,사회적인 고통까지 겪는다는 강의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번째 조에서는 '숨결이 바람될 때'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폴 칼라티니의 경험으로 말기질환 통증의 성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폴은 신경외과 레지던트 과정의 마무리를 1년 남기고 폐암으로 2년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폴이 겪은 말기질환의 통증은 두가지 종류였습니다. 폐암자체로 인한 통증과 항암과정으로 인한 통증이 있었습니다. 질환으로 인해서는 흉부 통증, 뼈 전이로 인한 뼈의 통증, 식욕 부진, 구토 등과 설사와 탈진과 같은 통증을 겪었습니다. 항암과정을 거치며 각종 화학약물을 주입받으며 다수의 감각이상을 경험합니다. 평소 즐겨 먹던 베이글도 잘 먹지 못하고 식사도 힘들어 하며 몸이 쇠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폴은 의료서비스 이용할 때 어떤 다른 치료로 만족을 얻기 보다는 '나아짐' 혹은 '증상 개선' 자체에 큰 만족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폴은 육체적 고통을 극복하고 몸의 회복을 위해 폴은 운동으로 체력을 회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사회/심리적 고통의 극복을 위해 본인의 '의사'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투병중에 업무에 복귀하였습니다. 또한 가족과 유대감을 더 강화하고 자식까지 낳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러한 정체성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폴은 나름대로의 육체적 고통은 어쩌면 나아지지 않았지만 그 외의 심리/사회/영성(psychological/social/spiritual) 통증은 많이 완화되었습니다. 폴이 말기질환 통증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은 '육체적' 통증 외의 다른 통증을 이겨내고 완화하려는 노력 역시 꼭 필요한 통증완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사례는 저 본인의 '갑작스런 외상으로 인한 통증'의 경험이었습니다. 저 역시 외상 자체보다는 외상수술로 인한 통증이 극심했습니다. 위급한 상황이 아니다 보니 한없이 기다리며 통증에 시달리기도 했고 수술로 인한 강력한 통증은 어떤 트라우마와 같은 상황을 남겼습니다. 

 

 두번째 시간에는 여러 질의응답을 한 후 환자와 문제가 있는 상황의 경우를 해결하는 토론을 해보았습니다. 우리 조에서는 '조현병 환자로 진단하여야 하는데 이 진단명을 들을 경우 치료에 거부감을 보일 환자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라는 주제로 조내부에서 토론을 진행하였다. 우리 조에서 내린 결론은 두가지 였다. 일단 질병명을 말하지 않던가 다른 질병명을 이야기 하는 것은 'telling the truth'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배제하였습니다. 첫번째로는 환자에게 중증 조현병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조현병 의심, 조현병 초기이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한 치료를 진행할 것이다 말씀드리면 아무래도 거부감이 줄어들 것이라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두번째로는 조현병이라는 워딩을 쓰기 보다 조현형성격장애라는 용어로 환자에게 제시하면 거부감이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으로 설득하고 치료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이러한 돌려말하기 방법은 꽤 효율적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오늘은 통증의 유형별 증상과 어떤 고통을 겪는지 이해해 보았고 환자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딜레마적 상황을 생각해보고 토론해 보았다. 이런 고민과정을 통해 앞으로 만날 환자들에게 좋은 의료를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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